GEORGE & BISCUIT · 심야 개발팀
우리 사람을 위해앱을 만들었어요.
너무 지쳐 버릴까 봐서요.

01
이 사람에게는 기술 지원이 필요해요.
나는 George, 고양이예요. 옆에서 키보드를 핥고 있는 친구는 Biscuit, 강아지고요.
먼저 말씀드릴 게 있어요. 이 키보드를 망가뜨린 건 Biscuit이 아니에요.
그 전 키보드였죠.
Petter Days를 만들자는 생각은 평범한 어느 저녁에 떠올랐어요. 우리 사람은 찬장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한 손에는 반쯤 남은 사료 봉지, 다른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중얼거렸어요.
“이거 언제 뜯었더라? 오늘 빗질했나? 지난번 몸무게가 얼마였지?”
Biscuit은 감동했어요. 사람이 드디어 추가 식사를 진지하게 연구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는 걱정됐어요.
이 두 발 달린 동물의 머릿속에는 일, 택배, 내일 날씨, 지난달 발톱 깎은 날짜까지 들어 있었어요.
더 넣으려면 외장 하드가 필요할 것 같았죠.
그래서 사람이 잠든 뒤, 책상에 올라가 노트북을 켰어요.
Biscuit이 의자를 끌고 와서 물었어요. “뭐 해?”
“사람한테 줄 앱을 만들 거야.”
“배달 주문도 돼?”
“안 돼.”
“그럼 요청 목록에 넣어 둬.”
02
첫 실행. 세 번째 추가 식사 제안.

다음 날 새벽, 개발팀이 정식으로 출범했어요.
나는 기획, 화면 설계, 그리고 한밤중에 어제의 결정을 뒤집는 일을 맡았어요. Biscuit은 바로가기, 현장 테스트, 그리고 내가 결정을 뒤집을 때 키보드에서 나를 옮기는 일을 맡았고요.
첫 번째 실행은 실패했어요.
두 번째에는 버튼 하나가 나타났어요.
세 번째에는 Biscuit이 버튼 이름을 “한 그릇 더”로 바꿨어요.
사십 분 동안 회의한 끝에 결정했어요. 기록부터 만들고, 추가 식사는 나중에 논의하기로요.
반려동물마다 프로필과 일상 기록을 마련했어요. 식사, 물, 체중, 털 관리가 저마다 자리를 찾았죠.
Biscuit이 제안했어요. “내 몸무게를 네 프로필에 넣으면 안 돼?”
“안 돼.”
“유연성이 부족한 기능이네.”
나는 그게 잘 작동한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자기 방식대로 기록할 수 있도록 사용자 지정 항목도 만들었어요. Biscuit은 곧바로 “오늘 아주 착했음”을 만들어 일곱 번 입력했어요.
여섯 개를 지웠어요.
민원이 들어왔어요.
03
목욕 반대 수석 엔지니어.

가장 오래 논쟁한 건 돌봄 계획이었어요.
Biscuit은 “목욕 예정”과 “목욕 완료”를 같은 것으로 쳐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목욕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정신노동을 했다는 거예요.
나는 구분해야 한다고 했어요.
계획은 계획. 실제로 끝낸 다음에 완료 기록을 남기는 거죠.
Biscuit은 잠시 말이 없더니 자기 직함을 “목욕 반대 수석 엔지니어”로 바꿨어요.
04
줄어드는 재고. 협조적인 용의자.

그다음에는 용품 관리를 만들었어요.
사료, 간식, 관리 용품. 재고, 유효기간, 구매 내역을 사람이 알아보기 쉽게 정리했죠. 가게 진열대 앞에서 멀리 있는 우리에게 “집에 한 봉지 더 있지 않았나?” 하고 묻지 않아도 되도록요.
테스트 중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어요.
간식 재고가 매일 줄어들고 있었어요.
나는 코드를 세 번 확인했어요.
Biscuit은 세 봉지를 확인했어요.
원인 파악은 아주 성공적이었어요.
05
테스트 장소: 물그릇 옆.

NFC 바로가기는 Biscuit이 가장 자랑하는 작품이에요.
어느 날 휴대폰, 태그, 물그릇을 나란히 놓고 나를 불렀어요.
“사람은 우리 돌보느라 손이 바쁘잖아. 기록하는 입구도 바로 옆에 두면 안 될까?”
그래서 자주 쓰는 기록을 태그와 연결했어요. 호환되는 iPhone을 가까이 대면 해당 바로가기가 열리고, 내용을 확인한 뒤 저장할 수 있게요.
Biscuit은 물그릇 주위를 스물일곱 바퀴 돌았어요.
뭘 테스트하느냐고 물었어요.
“어느 방향에서 다가가도 똑같이 편한지.”
“그런데 왜 물은 다섯 번 마셨어?”
“실사용 환경이니까.”
정말 몰입하는 개발자예요.
06
노트북이 뜨거운 건 개발 열정이에요.
마지막 며칠 밤에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대충 넘길 수 없는 것들을 챙겼어요.
인터넷이 없어도 기록할 수 있어야 해요. 중요한 자료는 원하는 곳에 전체 백업으로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요. 가족이 함께 우리를 돌볼 때는 누가 보고 수정할 수 있는지도 분명해야 하죠.
별로 재미있는 작업은 아니었어요.
드물게도 Biscuit은 추가 식사를 요청하지 않았어요.
하나씩 시험하고 졸리면 번갈아 잤어요. 정확히는 Biscuit은 의자에서, 나는 노트북 위에서 잤죠. 다음 날 사람이 기계가 왜 이렇게 뜨겁냐고 하길래, 개발 열정 때문이라고 입을 맞췄어요.
07
납품 완료. 이제 우리 차례예요.

우리 사람이 처음 Petter Days를 썼을 때, 대단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요.
물을 채우고 기록 하나를 남겼어요.
용품을 확인하고 이번 주에 뭘 사야 할지 알았어요.
돌봄을 마치고 기록했어요.
그리고 휴대폰을 내려놓고 우리 곁에 앉았어요.
Biscuit은 바로 손 아래로 머리를 들이밀었어요. 나는 지나가는 척하다가 반대편에 엎드렸고요.
“왜 우리 앱을 더 안 쓰지?” Biscuit이 작게 물었어요.
“오늘 일은 다 기록했으니까.”
“그래서?”
“이제 우리 차례라는 거야.”
Biscuit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 제품의 방향이 아주 옳다고 판단했어요.
그날 밤, 다음 업데이트의 첫 번째 요청을 적었어요.